JBL SA750
저, 프리메인 앰프의 편입니다 재즈 카페 ’베이시’ 점주
스가와라 쇼지
톰 메츠거 사장, 시리얼 넘버 ‘1’을 ‘베이시’에 납품!
1946년의 브랜드 창립에서 75주년을 맞이한
올해, 그 기념 모델로서 한정 발매되는 프리메인 앰프 ‘SA750’ 왕년의
명기 ‘SA600’(JBL이 1966년에 발표한, 아놀드 울프가 외관 디자인을 맡은 프리메인 앰프)을 방불케 하는
외관이면서, 스트리밍/Wi-Fi 재생에 대응하는 디지털 입력(Roon 엔드포인트에도 대응)이나 MC/MM양
대응인 포노 입력을 장착하고, 게다가 Dirac Live에
의한 룸 보정 기능까지 갖추는 등 21세기 제품다운 다기능 기기로 완성되었다. 중폭부에는 G클래스 방식으로, 충력은
8Ω 부하 시 130Wx2 재즈 카페 ’베이시’에는 이러한 SA750의 시리얼 넘버 ‘1’이 납품되었다.
아직 코로나 휴업 중이던 9월 10일의
일이다.
하만인터내셔널 사장 톰 메츠거 씨가 JBL의 신작 프리메인 앰프’SA750’을 몸소 납품하러 찾아와 주셨다. 택배편으로 보내 주십사
하고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래도 그는 스스로 택배 역할을 자청한 모양이다. 본인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이것이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자신이 직접 전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대답했다. 황송하기
그지없다.
당일 오후 두 시 경, 재킷을 멋지게 차려 입은 톰 씨가 베이시에 도착했다. 마케팅 디렉터인 미야모토 씨, 구면인 후지타 씨 등 총원 다섯 명. 중요한 물건은 캐리어에 동여매어 놓은 커다란 골판지 상자 안. 반절
되는 크기로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여튼 이 한 대만이 항공편으로 미국에서 갓 도착해 따끈따끈한
시리얼 넘버’1’. 세계 넘버 ‘1’을 톰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직접 납품하고 싶었다고 거듭 말했다. 재회를 축하한 후, 드디어
둘이서 함께 개봉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톰 씨는 이 실물이 아직 보지도 듣지도 않았던 모양.
앞서 오디오 잡지에 사진과 함께 리포트 기사가 소개되었으나, 그것은
시판되는 완성품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전 제작이라고 불리는 시작품(試作品)의 한 대였기 때문에 이 완성품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아마 하만의 사람들도 이때가 최초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모두 무척 긴장한 표정으로 보이셨기 때문에. 그에
반해 나는 전혀 긴장하고 있지 않았다. JBL이 75주년
기념 모델로서 오랜만에 앰프를 발표한 이상, 각오와 의지라는 게 있을 것이었다.
애초에 내 방식은’느낌이 오는 것은 잽싸게 산다’이다. 지금껏 시청하고서 망설인 끝에 산 것 따위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빗나간 경우도 거의 없다. 그 전형으로서 ‘SA600’과의 만남이 있다. 아직 20대 후반 청년이었을 때 인데… 자세한 내용은 지금이라면 신판[나와 JBL 술과 장미의 나날](코마쿠사
출판) 64페이지 13장 ’반해버린
JBL의 앰프-SA600’ 부분을 보시라.
그러니까, 그 첫사랑 ‘SA600’의
미모를 극한까지 현대에 되살린 이 ‘SA750’의 모습에 느낌이 오지 않을 리 없다. 어쩌면 이것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을 보일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였을지도, 톰 씨는 그 사실을 감득해서 본국 이국을 제쳐 놓고 시리얼 넘버 ‘1’을
일본에 보낸 것이 아닐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본인도
기쁜 듯이 그렇다고 말한다.
때로는 뺄셈에 의한 업그레이드도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런데, ‘베이시’의 시스템은 멀티 앰프 구동이기 때문에 이런 때 불편하다. 간단한 놀이가 불가능하다. 이런 때에는 동시에 약간 반성하기도 한다. 오디오 업그레이드는 어째서인지 무심코 덧셈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때로는 뺄셈에 의한 업그레이드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이야기가 잠시 옆길로 새겠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이 가게의
매너리즘화 된 시스템은 덧셈과 뺄셈에 의한 산물이다. 과거에 덧셈을 해서 이것에 JBL의 18인치 우퍼를 2개
넣는 ‘3D’도 시험해 봤던 적이 있으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이유로 그만두었다. 또 어떤 때는 초장의 계획이기도 했던 한 채널 당 우퍼 4개라는 것도 해 보았다. 너무 굉장해서 조금도 편안히 들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것도 그만두었다. 결국 이 이상 뺄셈은 못 한다는 정도의 아슬아슬한 곳으로 매번 돌아와서, 이것 그대로 50년동안 계속 같은 형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더 본격적인 뺄셈을 한 오디오 시스템이란 어떤 것이냐, 그것은
한 대의 프리메인 앰프로 풀레인지 스피커를 울리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LP레코드를 듣기 위해서 이 이상의 뺄셈은 무리라고나 할까, 무엇보다
이 이상 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정도까지 깎아낸 이 형태에 부족은 있어도 과잉은 없다. 실제로 나는 자택에서 ‘SA600’으로 8인치 풀레인지 ‘LE8T’를 울리면서 아무 불만도 없다. 애초에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는 프리메인 앰프라 좋았던 모양. 스마트하고, 전원 콘센트가 하나면 된다는 게 무엇보다 좋다는 사실을 지금 와서 뼈저리게 느낀다.
SA750을 위해 JBL’바론’에 의한 특설 코너를 점내에 준비
그런 까닭에 당일용으로 따로 코너를 마련하여 지극히 심플한 시스템을
짜두었다.
설치 장소는 입구로 들어와서 바로 왼편 ’노구치 히사미츠 컬렉션’의 레코드 선반 앞. 2층에 놓아 두었던 피아노블랙 마감의 JBL ’바론’을 내려다 놓고 피아노용 컴파운드로 윤을 내었더니 반짝반짝 예뻐졌다. 오래도록
쉬고 있던 스피커여서, 만약 조금 상태가 좋지 않거든 라이브 때 늘 사용하던 현역 ‘바론’으로 배선을 바꿀 수 있도록 스피커 케이블은 길게 해 두었다. 레코드 플레이어는 소중히 호관하던 린 ‘LP12’에 톤 암과 카트리지도
메인 시스템과 같은 SME와 슈어 V15TYPEIII로 해
두었으므로 안심할 수 있다.
점주 스기와라 쇼지 씨의 왼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은 JBL의 판매원인 하만인터내셔널의 톰 메츠거(Tom
Metzger) 사장. 2021년 9월 초순, SA750 제 1호기를 납품하기 위해 하만이터내셔널의 스태프 4명과 함께 이와테 현 이치노세기 시에 있는 재즈 카페 ‘베이시‘를 방문했다.
가게에 있던 ‘SA600’으로
살짝 실험을 해 보았다. 어라… 오른쪽 채널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분명히 고쳐 놓았던 것이 어느 틈엔가 또 고장 난 것 같다.
그래도 왼쪽 채널에서는 좋은 소리가 나왔으므로 괜찮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는데, 아무리 아직까지 외용이 최고라고 해도 알맹이가 정상적인 ‘SA600’은
지금에 와서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자택의 ‘SA600’ 또한
중요한 전해콘덴서가 순정이 아니게 되어서 본래의 소리와는 약간 달라졌다. 순정 부품은 모두 ‘베이시’의 메인 장치 앰프들에 우선되었고, 이제는 거의 수명이 다해 이 또한 미래가 없다. 이러한 현 상황도
이번 신제품 ‘SA750’의 등장을 무조건 환영한 이유로 이어졌을 것이다.
‘베이시’ 가게 안에 기간 한정으로 특설된 ‘SA750’용 시청 공간. 스가와라 씨가 준비한 스피커는 030시스템(D130 우퍼+075 트위터에
의한 2웨이로, 네트워크는 N2400)이 조합된 ‘C38 Baron(바론)’. C38은 1950년대 초에 발표된 전통적인 프런트 베이스 리플렉스형
인클로저로서, 외부 디자인은 앨빈 리스틱이 직접 관여하였다. 또한
AD플레이어는 ‘베이시’의
메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슈어의 MM형 포노 카트리지 ‘V15 Type III’와 SME 톤암’3009 / Series ll Improved’가 장착된 린의 Sondek
LP12(이쪽은 캐비닛 포함)였다.
그나저나 JBL의 ‘바론’ 말인데. 아시는 대로 유닛은 15인치 플레인지 ‘D130’(16Ω)에 ‘075’(16Ω)를 EJGOTG을 뿐인 물건이다. 이 2웨이 유닛 구성을 ‘030’ 시스템이라고 한다. 즉, 아까 이야기한 덧셈, 뺄셈으로 말하면 아무래도 이 근처가 타협점인 듯한 기분이 든다. ‘130A’와 ‘175DLH’의 ‘001’ 시스템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거칠게 말하면 한창 이것저것 시도하는 중이라고 해도, 좋은 프리메인 앰프와 좋은 2웨이 스피커는 늘 가까이에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이 메인 시스템에 대응하는 서브시스템일 것이라고, ‘이쪽은 서브 시스템입니다만’ 하는 식으로 생각하며 마음 편히 들어준다면, 호들갑스럽게 땀범벅이 되어 있는 메인 시스템보다 훨씬 낫다고 예는 자주 있다. 타인에게 노고의 과정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남은 것은 당일 ‘SA750’의
도착을 기다려 연결하는 것뿐이라 그 공간을 비워 두었다.
때가 때인 만큼 이 날의 일은 비공개로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살짝 정보가 새서 다이내믹오디오의 아츠기와 카토오노 군, 모리오카 ‘스택스’의 카토 군 등이 부랴부랴 가게에 마스크를 하고 숨어들어
와 꽤 시끌벅적해져 있었다. 그들은 이미 제법 ’SA750’의
주문을 받았다고 했다
.
사장인 톰 씨는 본래 쾌활하고 즐거운 성격이라 줄곧 웃으며 기쁜
듯이 그들을 맞았다. 반쯤 불안해 보였던 것은 하만의 나머지 네 명뿐.
골판지 상자를 개봉한 순간으로 이야기를 되돌리자.
와우~~!! 미러클!!
실로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카먼의 노랫소리가 가게에 스며든다
꺼내
든 번쩍번쩍한 ‘SA750’을 보고 톰 씨는 “와우!”하고 소리를 높였다. 생각한 대로의 아름다운 완성도에 나도 안심했다. 바로 예정지에 놓고 재빠르게 선을 연결. 앰프뒤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켜자 ‘SA600’과 같은 위치에 있는 JBL 바로 그 로고마크
전체에 빨갛게 불이 들어왔다. 스탠바이가 끝나니 이 빨간색이 차례로 오렌지색, 즉 이번의 JBL 톤으로 바뀐다.
‘SA600’과 똑같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이쪽은 여유로움이 더욱 진화해 있었다. 두 시간이상
전부터 이미 돌아가고 있던 ‘LP12’의 턴테이블에 우선 카먼 맥레이가 연주하며 부르는’As Time Goes by / Carmen McRae Alone Live at The DUG’를 놓고, 바늘을 올리고, 가장 왼쪽의 ‘MUTE’
스위치를 터치다운하고 나서 조용히 볼륨 손잡이를 올려 나갔다. “와우!!” 하는 톰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실로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카먼의 노랫소리가 가게에 스며들었다.
딱 좋다고 생각되는 볼륨 위치에서 나는 앰프로부터 떨어져 톰
씨 옆에 나란히 앉았다. 역시 현대 앰프, 왜곡 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게다가 생생하다. 생각한대로였다. 이 앰프는 자신 특유의 성질을 밀어붙이지 않는, 지극히 순직한 성격의
주인이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곤란하다. 마일지의 ‘My Funny Valentine’ 등등이 잇따라 재생되기에 이르자 다른 모든 사람들도 야단법석이 되었다. 처음엔 걱정돼 보였던 하만 팀도 이 소리를 듣더니, 완전히 안심한
듯이 환담을 나누며 즐거워했다.
“20세기 한복판의 JBL 스피커를
현대 JBL의 앰프가 지금 드라이브하고 있습니다!” 라고
톰 씨에게 말하자, 그는 “와우!! 미러클!!” 하며 ‘미러클’을 연발했다. “멋진 일을 해냈다고 엔지니어 분들에게 전해줬으면 한다” 라고 말하자 “물론, 바로
전하겠다”고. 그때는 지참해 온 맛있는 온더락스 스카치위스키를
치켜드는 것이 정말로 기뻐 보였다. 톰 씨는 ‘시나트라/베이시’ 등, 하여간에
꽤 오랜시간 가장 앞자리에 앉은 채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스테레오 사운드’ 편집장인 소메야 군은 ”소리가 정말 좋아 다행입니다” 하며 진심으로 안도하는 표정. 그날에는 오디오 평론가각 아니라 ‘카메라맨’으로 와있던 오노데라 코지군도 작은 목소리고 “전원의 극성을 바꾸고 나서 갑자기 좋아졌네요. 이거, 시작품보다 완성도도 소리도 좋아졌어요” 라고. 과연 냉정하게.
이윽고, 현 ‘시국’을 이유로 사장인 톰 씨와 미야모토 여사 두 명은 몹시 아쉬워하며
밤 열차로 돌아갔다. 이대로 아침까지 있고 싶었을 텐데 싶어 안타까웠다. 톰 씨, 조만간 다시 봅시다. 남은
사람들은 그대로 늦은 밤까지.
♪♪♪
이상이 비공개로 이루어진 ‘JBL 75주년 기념 모델, SA750, 시리얼 넘버[1] 납품’의 다큐멘터리인데… 소메야 군에게 “비밀이야기 털어놔도 돼?” 하고 묻자 “그럼요, 전부 털어놓으셔도 됩니다. 그대로 기사에 실을 테니까” 란다. 그러므로 이것은 그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머지않아 특이한 종류의 ‘소너스파베르’를 들여와서 들어볼 것이다. 아마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문제인 것은 이것이 앞으로 ‘베이시’의 서브 시스템으로 정착할 경우이다. 이유는 전술했다.
밤 하늘의 별도 겨울의 별자리로 바뀐 지금쯤에는 슬슬 ‘여러분이 계신 곳에도 SA750’이 도착해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추축해 본다. 부디 이 아름다운 프리메인 앰프에 걸맞은 스마트한
자세로 오래도록 애용해 주셨으면 한다.
혹시 땀범벅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전혀 상관없습니다. 마음껏 즐기세요. 대형 스피커를 프리메인 앰프 한 대로 드라이브하는 것도 멋진 일입니다. 51년
전의 ‘베이시’가 그랬습니다.
추신
이번에 톰 씨가 보여 주신 믿기 힘들 정도의 여러 배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JBL 75주년 축하와 함께.
일본에서 사랑을 담아 본국의 팀에게 손 키스를!
스테레오 사운드 2022년 221호 중 224p - 229p 발췌